“자기 자리를 떠나는 위험성”(2021.6.3.목.전병욱 컬럼)

 

  생활고에 찌든 레위인이 있었다. 먹고 살 일이 막연해지자, 자기 자리를 떠나버린다. 참나무 쐐기같이 부르신 자리에서 “버팀”(에무나=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떠돌이가 된 것이다. 자기 자리를 떠나는 것은 위험하다. 

 

  마침 개인 신당을 차린 미가를 만난다. “실로”라는 공식 예배처를 무시하고, 편한 개인 신당을 만든 사람이다. 레위인은 개인 미가에게 “고용”되어 개인 제사장이 된다. 하나님의 세움을 무시하고, 사람의 세움에 자신을 의탁한 것이다. 자기 자리를 떠난 두 사람이 교묘하게 동거하게 된다. 

 

  블레셋과 유다지파 사이의 땅을 분배받은 단지파가 있다. 힘들다고 자기 자리를 떠난다. 단지파는 “주어진 땅”을 포기하고, “원하는 땅”으로 이주한다. 그게 북쪽의 라이스이다. 우연이 미가의 집에 들른 단지파 사람들은 미가의 제사장을 회유한다.  한 가정의 제사장보다 한 지파의 제사장이 낫지 않느냐고 설득한다. 중심 잃은 레위인은 기쁘게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결국 단지파는 “원하는 땅”을 얻는다. 원하는 우상, 원하는 미가의 제사장을 다 얻는다. 그리고 역사에서 사라졌다. 계시록 7장을 보면, 단지파 대신 레위 지파가 나온다. 단 지파는 사라진 지파가 된 것이다. 버림받은 지파가 된 것이다. 원하는 것 얻고 망했다. 원하는 것 얻고 사라졌다. 왜? 하나님이 부르신 자기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다. 자기 자리를 떠나는 것은 위험하다. 

 

  이야기 말미에 이 레위인이 모세의 손자 요나단(삿18:30)이라고 밝힌다. 맛소라 학자들은 너무 민망해서 점 하나를 더 찍어 “모세” 대신 “므낫세”라고 표기했다. 차마 모세의 후손이라고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의 아들 안준생이 있다. 1909년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한 애국지사의 아들이다. 30년 후 1939년 조선 호텔에서 이토의 아들 “이토 분키치”에게 “아버지를 대신해서 사과한다”고 했다. 일제는 이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안준생은 나중에 미나미 지로 조선총독의 양아들이 되어 용돈받고 살아가기도 했다. 비난이 심해지자 안준생은 이렇게 말한다. “나를 호부 견자라 하더라. 호랑이 아비에 개자식이란 말이다. 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죽으란 말이냐? 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었지만, 가족에게는 재앙이었다. 반면 나는 나라에는 재앙이지만, 가족에게는 영웅이었다.” 

 

  이해는 된다. 그래도 안준생은 매국노요 개자식이다. 힘든 일이 많다. 죽을 것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 어차피 다 죽는 것 아닌가? 힘들어도 소명의 자리 지켜라. 좁은 길을 가라. 십자가를 지라. 주와 함께 가는 사명의 길은 행복하다. 명심하라. 자기 자리를 떠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예배의 자리, 기도의 자리를 떠나지 말라.  


전병욱 목사 컬럼

전병욱 목사 컬럼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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